2021
| 저자 | 박상봉 | ||
|---|---|---|---|
낮달
귀를 잃어버렸어요
귀가 없으니 말을 잊어요
아 어 오 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요
익숙한 단어들이 떠오르지 않네요
엄마가 심부름시킨 일은
저녁이 오기 전에 까먹기 일쑤예요
내가 잘못한 거 아니에요
해가 내 머리를 먹었나 봐요
땅이 마르고 자꾸 야위어 가요
곰나루에 쪼그리고 앉아
긴 강 바라보면
낮에 나온 반달이
강물에 발 담그고 있어요
저 달 타고 노 저어 가면
오래전 집 나간 귀를
찾을 수 있을까요

박상봉 ■
1981년 동인지 《국시》 등단. 시집 『카페 물땡땡』, 『불탄 나무의 속삭임』이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