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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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사윤수 

인간의 강

ㅡ 들라크루아,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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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이 강림하셨는가

민중을 이끌었으므로 여신이 되셨는가, 어쨌든

 

인간의 문제에 개입한 신은 흔치 않으나

혁명이 필요한 세상을 외면할 수 없어

여신은 맨발로 봉기했다

인간의 천적은 인간이라는 걸 신은 알까

한 번은 건너야 할 강이지만

어쩌면 영원히 건너지 못할 강, 인간의 강

하여, 혁명은 반복되고

서로가 서로를 쏘고 찌르며 벤다

포효가 캔버스를 찢고 뚫고 나온다

낭자한 주검들은 강에 들에 흘러 혁명의 거름이 되고

그 영양분으로 꽃 피우고 열매 맺은 것이

자유라는 외투이다

우리는 모두 그들의 피와 뼈를 입고 있다

 

체 게바라는 “인간에 대한 관대함 없이는

진정한 혁명가가 될 수 없고”

D.H.로렌스는 「제대로 된 혁명」에서

“혁명을 하려면 웃고 즐기며 하라,

사람들이 밉다는 이유로 혁명에 가담하지는 마라”고 썼다

좋다 그렇게 하자, 그러나

인간의 적이 인간이 아니면

애초에 혁명도 신도 필요 없고

바쁜 여신이 지상에까지 내려올 일도 없는 것을,

내가 이 시를 쓸 일도 없을 것을,

 

어떤 신은 죽자고 이웃을 먼저 섬기라 했건만

인간들은 곧 죽어도 더럽게 말을 안 듣는다

 

여인이여, 돌아가실 때에는

이 비극 다 가져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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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윤수​​​​ ■

2011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파온』 『그리고, 라는 저녁 무렵』이 있음. 2009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2018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