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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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장욱 

공산주의의 새로운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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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러니까 손님은 왕인데

왕은 요리를 잘하는가.

 

나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사랑하고 니콜라이 2세를 그리워했을 뿐인데 어째서

나를 괴롭히는 손님 새끼들…… 연민도 아까운 우주 쓰레기들…… 식당 문을 닫는 순간 나와는 완전히 무관한……

 

오늘도 저주를 퍼붓고 눈물을 흘리며 참회를 했는데 그것이 인생에 가장 가까워서……

주기도문을 반야심경을 코란을 외우다가 창문을 열고

백 년 후의 세계로 뛰어내렸다.

바닥도 없이 까마득한 곳으로

 

그곳은 공산주의의 세계였다. 루이 16세도 없고 일론 머스크도 없고 이재용도 없는

비트코인도 부동산 급상승도

불안도

 

환풍기가 나른하게 돌아가고 있었어요.

손님이 없었어요. 그래서

백 년 후의 화장실에서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를

백 년 후의 죄와 벌을

 

생각해보면 진상들이 정말 많았지. 그 중에서도 그 새끼는…… 그 손님 새끼는……

 

2.

 

손님은 휴일을 맞아 등산을 갔다. 손님은 풀밭에 누웠고 잠이 들었다.

어디서 본 듯한 사람이 꿈에 나타나서 백 년 후의 아침을 보여주었는데

그 아침은 너무 조용하고 외로워 아름다웠네.

손님은 어느덧 인류애로 충만했고 배가 고파 식당에 갔다.

 

종교가 없고 증오가 없고 혁명사를 공부해본 적이 없는 건전한 시민이었으므로 손님은

백 년 후의 꿈속에서

오늘 아침으로 추락했다. 손님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죄와!!! 벌!!!

이라고

 

나는 그에게 웃음을 지어 보이며

“손님, 악몽을 꾸신 모양이군요.”

라고 말했다. 손님은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집으로 돌아갔고

화장실에서 백 년 후의 밤에 대해 생각했는데 문득

오늘이 공산주의의 새로운 과거라는 것을 깨달았다.

 

참을 수 없이

요리가 하고 싶은 밤이었다.

 

 

 

* 백 년 후의 공산주의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완전히 자동화된 화려한 공산주의』를 참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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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이장욱.jpeg

이장욱​​​​ ​​​■

1994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내 잠 속의 모래산』 『정오의 희망곡』 『생년월일』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동물입니다 무엇일까요』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