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박상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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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름다운 식당
콩나물무침을 한 접시 더 달라고 해서
먹을 수 있는 식당
다시 가져온
수북이 담긴 콩나물무침 접시 가장자리엔
고춧가루 하나 묻어 있지 않은 그런 식당
소금 기름을 바르지 않은 김을 구워
간장 한 종지와 함께 내어주는 식당
그 김은 약간 눅눅해지긴 했지만
바다 내음이 물씬 나는 그런 식당
그 적당한 반찬에 소주 반 병쯤
반주를 할 수 있는 참 아름다운 식당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은 손님들이 둘러앉아
밥을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하는 식당
옆에서 내 테이블을 흘깃 보더니
그 테이블에서도 소주 한 병을 시키고
또 다른 테이블 손님은 일어나 냉장고로 가서
소주 한 병을 가져오는 참 아름다운 식당
텔레비전이 없어
옆 테이블 소리가
적당히 들리는 식당
나이 든 주인아주머니는
테이블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다가
갑자기 의자에 주저앉아
‘휴’하고 한숨을 내쉬고는
‘아이고 힘들어’하며 혼잣말을 내뱉는 그런 식당
계산대에 앉아있던 머리 희끗한 주인아저씨는
의자에 앉은 아내를 보더니
갑자기 일어나 물 한잔 떠서 가져다주고는
다시 계산대로 돌아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무언가를 뒤적이며 들여다보고 있는 식당
의자에 잠시 앉은 주인아주머니께
차마 콩나물무침 한 접시 더 달라고
말하지 못해 아쉽고,
소주 한 병을 다 마시지 못해 더 아쉽지만
그곳을 나서면서도
자꾸 뒤돌아보게 되는
참 아름다운 식당

박상천 ■
1980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사랑을 찾기까지』 『말없이 보낸 겨울 하루』 『5679는 나를 불안케 한다』 『낮술 한잔을 권하다』가 있음. 〈한국시협상〉 〈한국시문학상〉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