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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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상천 

참 아름다운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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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무침을 한 접시 더 달라고 해서

먹을 수 있는 식당

다시 가져온

수북이 담긴 콩나물무침 접시 가장자리엔

고춧가루 하나 묻어 있지 않은 그런 식당

소금 기름을 바르지 않은 김을 구워

간장 한 종지와 함께 내어주는 식당

그 김은 약간 눅눅해지긴 했지만

바다 내음이 물씬 나는 그런 식당

그 적당한 반찬에 소주 반 병쯤

반주를 할 수 있는 참 아름다운 식당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은 손님들이 둘러앉아

밥을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하는 식당

옆에서 내 테이블을 흘깃 보더니

그 테이블에서도 소주 한 병을 시키고

또 다른 테이블 손님은 일어나 냉장고로 가서

소주 한 병을 가져오는 참 아름다운 식당

 

텔레비전이 없어

옆 테이블 소리가

적당히 들리는 식당

나이 든 주인아주머니는

테이블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다가

갑자기 의자에 주저앉아

‘휴’하고 한숨을 내쉬고는

‘아이고 힘들어’하며 혼잣말을 내뱉는 그런 식당

계산대에 앉아있던 머리 희끗한 주인아저씨는

의자에 앉은 아내를 보더니

갑자기 일어나 물 한잔 떠서 가져다주고는

다시 계산대로 돌아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무언가를 뒤적이며 들여다보고 있는 식당

 

의자에 잠시 앉은 주인아주머니께

차마 콩나물무침 한 접시 더 달라고

말하지 못해 아쉽고,

소주 한 병을 다 마시지 못해 더 아쉽지만

그곳을 나서면서도

자꾸 뒤돌아보게 되는

참 아름다운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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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박상천.jpeg

박상천​​​​ ​​​​​■

1980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사랑을 찾기까지』 『말없이 보낸 겨울 하루』 『5679는 나를 불안케 한다』 『낮술 한잔을 권하다』가 있음. 〈한국시협상〉 〈한국시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