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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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우성 

나무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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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등지고 서세요 그렇게 말한 후 사진가는 나가버렸다

나는 기다렸다 조금 잔 것 같기도 하고

 

조각난 바다들이 물고기를 싣고 떠다녔다

나는 사진가를 불렀다

해일이야 파도가 밀려와 무심한 말투로

죽기로 했다

 

어차피 아무도 안 믿으니까

 

더 이상 식사를 준비할 필요가 없어

요리사에게 편지를 써야지

 

해가 머리 위에 따뜻한 손바닥을 내려놓았다

더 기다리라고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선 그래야 하는 거라고

나는 불평하지 않는다 아이가 아니니까 하지만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지

그리고 자꾸 마음이 변한다

 

마지막 사진을 찍고 싶어

오래전에 그에게 말했었는데

감각을 묻을 대지가 필요해요

그가 대답했었는데

내 모습이 나무에 가까웠을 때

 

자란다는 것

 

아이들이 들어왔다

바다 조각들을 보았다

손을 집어넣고 머리를 담그고

뛰어들었다

풍덩 풍덩

셔터가 터지듯

 

뒤돌아서면 누구라도 말 걸고 싶어지니까

 

아이들은 내가 미처 말하지 못한 마지막 사진에 대한 이야기들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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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이우성.jpeg

이우성​ ​​​​ ​​​​​■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나는 미남이 사는 나라에서 왔어』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