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 저자 | 박세현 | ||
|---|---|---|---|
금천구청역
금천구청역까지
갔다
상계역에서
스물 몇 정거장
세다가 헷갈리면서 졸았고
가산디지털역도 지나쳐버렸다
시집을 내준다니까
먼 길 마다않고 갔다
금천구청역은 시보다 더 멀다
돌아오면서 나에게 서정적으로 묻는다
당신은 시를 사랑하는 거니?
상계역에서 금천구청역까지 갈 만큼
그 정도로 사랑하는 거니?
나만 알아듣게 다정스레 대답한다
금천구청역까지 가는 게 취미는 아니다
다시는 그런 질문 하지 말기

박세현 ■
1983년 《문예중앙》 등단. 시집 『나는 가끔 혼자 웃는다』 등, 산문집 『거미는 홀로 노래한다』 등이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