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 저자 | 신동옥 | ||
|---|---|---|---|
5월
봄이면 저수지를 건넜다
가슴께에서 날개가 돋아날 것만 같아서
팔다리를 휘젓다 지치면 가볍게 몸을 돌려
배영으로 올려다보는 하늘
개헤엄으로 건너는 수면으로는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쌀뜨물 구름
앞서거니 뒤서거니 휘돌다 틈을 주지 않고
잡아채는 산 그림자
굽이쳐 흐르다 쉬어가는 여울 근방에서
물은 묵직하게 흐르다 오래 고였고
그러다 기어이
깊은 데를 열어 보여주고는 했다
아무 일 없다는 듯 어깨를 보듬어주는
비안개 속에서
다시 한번 구겨져 내리는 빗줄기
뒤돌아보지 말고 마저 건너야 산다
뒤돌아보지 말고
뒤돌아보지 말고
물살 아래서 용암이 치밀어오르다가
유리처럼 매끈하게 봉합되었다
물먹은 구름은 수면 위로 나올 생각이 없는 듯
뿌리뽑힌 개구리밥이 하나
떠밀리고 치이다 사라지고
방죽을 열어 바닥을 갈퀴로 긁고 관정을 말리고
남은 물을 체로 걸러도
구름을 삼키고 돌이 되었을 거다
돌을 삼키고 물이 되었을 거다
아이들은
봄 가고 여름 가도록
저수지를 건넜다

신동옥 ■
2001년 《시와반시》 등단. 시집 『밤이 계속될 거야』 등, 시론집 『기억해 봐, 마지막으로 시인이었던 것이 언제였는지』가 있음. 〈노작문학상〉 〈김현문학패〉 등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