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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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신대철 

불빛


 

 

  무심히 딸려 들어간 언덕길, 사방이 아늑해진다. 텃밭을 낀 채 모여 있는 북방식 한옥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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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 없는 앞마당

  불쑥 머릴 내미는 순하디순한 누렁이.

 

  간판은 ‘강남이*네 민박’집

  문패는 함탁영 집

 

  안으로 들어가니 칠판 밑에 ‘행운의 촛대’가 보인다.

 

  “1982년 봄, 한국 마칼루(8463m) 학술원정대 함탁영 대장이 촛불을 밝혀 등반 전술을 펴내기 위해 B.C에서 현지 고사목과 깡통으로 제작한 행운의 촛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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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호가 정상에서 사진 찍고 내려오다

  셰르파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동반 추락, 200미터를 굴렀다는 마칼루

 

  조난당한 이스라엘 산악인들도 구하고

  포터들에게 무한한 인간애를 보여 준 함탁영 대장.

 

  나는 촛대의 내력 속으로 들어가다 산사막과 마주친다. 눈보라-공밀라와 십튼라-설릉-헐벗은 포터들-인간으로 못할 짓 하는구나-눈보라-뜬눈-마음이 아프다-206명 포터의 행렬-18일 만에 베이스캠프(4740미터) 도착-눈보라***

 

  산사막에서 길 잃고 헤매다보니 어느새 저녁

  심지가 눌어붙은

  촛대에 불을 붙였다.

  어둠에 흔들리는 불빛을 따라

  기억 끝에서 위로 위로 올라오는 시간

  소란스런 머리부터 금시 환해진다.

 

 

 

* ‘강남이’는 누렁이 이름.

** ‘행운의 촛대’에 대한 사진 설명 인용.

*** 함탁영 대장이 《마운틴》(2012년 7월호)에 쓴 마칼루 산행기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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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철 ㅣ

196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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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9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