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019
Extra Form Output
저자 함태숙 

여자의 정면

 

 

 

빗물은 아무리 숨겨도 정면을 알고 작은 입술을 만든다

우리가 그날의 일기를 다할 때

이제 막 신성해지는 잎사귀를 뜯어내며 아무렇게나 범람할 때

이제쯤 그칠 때를 기다려 한 움큼 자리를 잡고, 우리를

우리의 관계 속으로 어김없이 불러다 앉히는

작은 평정

마음은 육체에 자재해 여름 끝에 숨겨둔 물확이 된다

허공의 작은 둘레는 우리가 타협한 푸르고 싱싱한 말들의 뼈

 

나는 입을 헤에 벌리고

핑핑, 지느러미를 뽐내며 춤추는 한 마리의 물고기를 얻는다

 

이곳을 구름의 거대한 수조라고 믿고 있는 물속의 사원에서

​

 

 

 

 

 

 

 

 

 

 

 

 

 

 

신작시_함태숙.jpeg

함태숙 ㅣ

강원 강릉 출생. 2002년 《현대시》 등단. 시집 『새들은 창천에서 죽다』 『그대는 한 사람의 인류』가 있음. 2019년 서울시 문예진흥기금 수혜.

​

​

​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9년 0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