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 저자 | 최지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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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마지막이야
그 여름은 목차에도 없는 날들이었다. 내가 처음 죽었을 때 그 아이는 소용돌이치는 물의 가장 깊은 기억 속으로 미끄러져 내려가 여름을 끝내려고 했다. 물은 고요하고 투명했다. 작아져가는 아이의 눈이 빛나서 가까이 보고 싶었다. 닳은 운동화가 자꾸만 벗겨져서 다가갈 수 없었다. 그 아이와 나 사이의 여름은 사이렌 소리처럼 희미해졌다. 몰래 따먹은 포도에서 설은 햇살이 자꾸만 씹혀 여름은 더 이상 밤이 되지 못했다. 새의 발자국처럼 여름이 되풀이되어도 아이가 돌아오지 않아서 계절의 끝마다 여름이 남아 있었다. 꿈에서는 다행히 다시 태어나는 일은 없었다. 지금도 포도가 익지 않아 여름이 푸르다.

최지하 ㅣ
2014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9년 07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