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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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오정국 

  그 물길 건널 때

 

 

 

  그러니까, 어디서 무엇이, 어떤 심장이, 흐느끼는 얼굴이, 허우적거리는 팔다리가 내게로 왔던 건지 알 수 없어

 

  그 물길 내게로 왔을 때, 누가 수건으로 어깨를 툭 치는 것 같았는데, 발걸음을 옮길수록 아랫배에 피가 배어나오듯, 비로소 섬뜩했던 칼날이 생각나듯이

 

  그때서야 내 몸이 소스라치듯 깨어났을 때, 누가 내 이름을 불렀던가 나는 누구의 자식이며 형제이며 어버이였던가

 

  강기슭엔 풀과 흙과 나무밖에 없었는데

 

  백수광부의 술병을 탐냈던 건 아니야, 죄도 용서도 구원도 없는 세상이니, 시퍼런 물살을 몸에 감고자 했던가 그 물길, 칼로 채찍으로 삽날로 쳐낼 수 없었어

 

  물밑의 돌들, 몸서리치게 아름다웠어

  물풀은 물밑에서 아우성치듯 흘러갔고

 

  어디서 무엇이, 어느 물결이, 모래가, 창고의 판자 조각이, 누구의 관뚜껑이 나를 등에 업고 저 물길을 건너온 것인지 지금도 알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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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국 ㅣ

1988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저녁이면 블랙홀 속으로』 『모래무덤』 『내가 밀어낸 물결』 『멀리서 오는 것들』 『파묻힌 얼굴』 『눈먼 자의 동쪽』, 평론집 『시의 탄생, 설화의 재생』 『비극적 서사의 서정적 풍경』, 시론집 『현대시 창작시론 : 보들레르에서 네루다까지』 『야생의 시학』이 있음. 〈지훈문학상〉〈이형기문학상〉 수상. 한서대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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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9년 0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