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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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심수자 

가시나무 뗏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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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에서 시작한 생이 西로 기우는 동안

후회의 시간들을 불 지펴 노을 속으로 던진다

 

노예처럼 부리던 시간이 채찍을 든다

달아날 틈도 주지 않는다

옆에 선 나무는 늘 묵묵부답

콧김이 뜨거워진 나는 담비의 눈빛이 사뭇그립다

 

동에서 시작한 오체투지, 지평선 닿으면

폐허에서도 부활을 만날 수 있다기에

따라오는 바람의 추임새에도 나는

사슬에서 풀려나는 강물이고 싶었다

 

말꼬리 구름에 올라탄 슬픔은

귓속 성마른 소리로 장단을 들려주지만

강물 앞에 이르러서도 나룻배를 만나지 못해

노간주나무를 베어다가 뗏목을 엮는다

 

먹먹한 가슴에 손을 얹고

해 그림자 따라가야 하는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나이테

 

패자로 남고 싶지 않아

피 흘리며 꿇었던 무릎, 조용히 일으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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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자 ㅣ

2014년 《불교신문》 등단. 시집 『술뿔』『구름의 서체』 등이 있음. 형상시학회, 대구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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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9년 0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