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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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도이 

  복숭아의 뼈

 

 

 

 

  발목이 보일 만큼만 잘라주세요 기다란 겨울을 재단하니 바지 아래 발그레한 봄이 드러났다

 

  봉긋한 향이 나는 열아홉, 무릉도원이라는 서울로 상경한 솜털 보송한 복숭아, 달콤한 과즙으로 꼬여드는 벌레에 복사꽃을 피우기도 전 심장이 물러버렸다 물컹 물고 놓아주지 않는 붉은 이빨들, 여린 속살까지 파먹으며 과즙을 뚝뚝, 달려들다 안간힘으로 버티던 뼈에 부딪히자 돌아섰다

 

  심장을 닮은 단단한 복숭아

  아직 씨앗의 날들이 남아 있어,

  새들이 진술하고 빗물 울어주면

  치마 속 볼기 같은 복숭아뼈에 볕들고 바람 일렁이면

  발목에 심어놓은 당신을 열어

  꽃잎 쏟아낼 텐데

 

  잘라낸 바지 단 아래 감춰져 있던,

  도화살 같은 봄물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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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이 ㅣ

2014년 《열린시학》 등단. 시집 『얼룩의 시차』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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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9년 0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