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 저자 | 강은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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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고마기고모네 씽크대
산으로 가자 하니 바람겨워 못 가겠소
골길로 가자 하니 심겨워 못 가겠소
거기엔 늘 심연이 있었다, 우리가 닿지 못할, 두레박을 내리지도 못할,
그런 벼랑이 떠억하니, 당고마기고모와 나는 숨을 멈췄다,
선반에 걸리는 은수저
꽃 그림 그려진 삼각 접시
수돗물은 콸콸 쏟아지고
운명처럼 쏟아지고
기우뚱기우뚱 걸어오는 은냄비
수천의 고무장갑 꽃잎처럼 새벽 바다를 떠가는,
어둠이 심장에 구멍을 냈다,
엄마아, 아빠아----- 소리치고 소리쳐도 우리의 소리는 벽을 넘지 못했다,
*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심장에 구멍을 냈다,
산으로 가자 하니 바람겨워 못 가겠소
골길로 가자 하니 심겨워 못 가겠소
[운조의 현, 예순여덟 번째 노래 나아가다]

강은교 ㅣ
1968년 《사상계》 등단. 시집 『벽 속의 편지』 『초록거미의 사랑』 『바리연가집』 『풀잎』 등 다수, 시산문집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무명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등, 에세이집 『추억제』 『그물사이로』가 있음. <한국문학작가상><현대문학상><구상문학상> 등 수상. 동아대 명예교수.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9년 04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