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019
Extra Form Output
저자 서춘희 

희고 고른 면을 건질 때

 

 

 

 

지금은 어디까지 이어져 있을까 짐을 싸거나 잠을 청할 때, 돌아가고 싶은 곳으로 돌아갈 때…… 어제의 파도는 나를 문질러 오래된 가구를 만들지도 모릅니다 드러난 모습에서 어디에도 없는 그늘까지…… 우리는 그렇습니까

 

낙관이나 구원이라는 말은 이른 시간 눈을 뜨게 합니까 이지러진 얼굴을 떼어낼 때 수면 위로 올라가는 거북이 갑자기 그런 장면을 떠올립니다 누군가 한 말이 자꾸 나를 쳐다봅니다 잠겨 있다는 것에 대해 직접 말할 수 있습니까

 

입술이 닿은 곳은 아무도 모르게 윤이 납니다 파고드는 햇살을 밀어ㅡ 넣고ㅡ 네가 있던 곳이야, 가리키는 순간 갈라진 가지가 더 멀리 자라고 검거나 흰 눈송이가 오늘도 무자비하게 떨어지는데 모든 색은 굳은 후에야 시작되는데

색의 비밀을 알 수 있습니까

 

천천히 가까워지는 독백이어서 삼키지 못한 내가 삼키고 싶은 나를 끌고 갑니다ㅡ 흘러넘치기도 해 되풀이되는 시점이 생겨나고

정다운 적이거나 무심하게 떨어지는

번번이 새롭다고 믿는 손바닥

그런 단정과 우연과 추측 속에서

 

아마도 당신은(아마도 당신은) 겨울 눈 속에서(겨울 눈 속에서)

사용하던 것을 여전히 사용할 것입니다

나는 혹 당신이 아닌 다른 장소를 생각해보지만

흰 것은 희게 남아 가장자리를 조금씩 지울 뿐입니다

 

 

 

 

 

 

 

 

 

 

 

 

 

신작시_서춘희.jpg

서춘희 ㅣ

2016년 《시로여는세상》 등단.

​

​


월간 웹진 공정한시인의 사회 2019년 0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