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 저자 | 한필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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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고, 쓸쓸하고
그녀의 목은 쇄골이 녹아내려 길다
2년에 3줄씩 다섯 살 때부터 친친감은
금속링은 카렌족 여인의 나이테다
조악한 기념품처럼
황동구리 줄기에 얼굴을 얹어놓고
시든 쟈스민꽃처럼 웃는 그녀는 열여섯이다
여러 빛깔의 외지인들과
사진을 찍거나
베틀에 앉아 철커덕 북을 지를 때면
긴 목은 환하고도 쓸쓸하다
죽어야 벗을 수 있는 굴레
살아 딱 한 번 벗을 기회는 부정(不貞)
나는 오늘밤 그녀가
물기향기 가득한 꽃이 되어
무거운 링을 벗고
멀리멀리 산을 넘기를 바란다
그녀 손을 잡은 내 손이 바르르 떨린다
꼭 쥔 바트화가 축축하다

한필애 ㅣ
1999년 《월간문학》 등단. 시집 『빈 가슴으로 바람의 잔을 마신다』, 『홍도에서 물들다』가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시인의 사회 2019년 0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