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 저자 | 박소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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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가까이
― 아들에게
너를 옥탑방에 자취시키고 나는 달과 가까워졌어
옥상 꽃밭에는 잡초만 무성하고
걷어가지 않은 네 이웃의 빨래가 밤새 품을 만들어줄 때 너는 그곳에서
술을 배우고 담배를 배우고 여자를 알았으니
세상이 베푸는 호의는 마냥 흘러드는 달빛 같았을 거야
달빛이 먼저 왔으니 네 마음 늘 환했을 것이나
그믐을 견디기에는
저 달도 밤하늘이 막막하기는 마찬가지 아니었겠니
최대한 멀리 공을 던지려는 럭비선수처럼
전속력으로 달려가야겠지
최대한 내게서 멀어질 수 있도록
흘러가는 것이 흘러가는 것을 보고 있는 동안
서로 방향은 다르겠지만
저 달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너는 모를 거야
모든 게 처음이었을 너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너를 중심으로
달이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로 가고 있는 거야

박소유 Ι
198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1990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사랑 모르는 사람처럼』 『어두워서 좋은 지금』 등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시인의 사회 2019년 0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