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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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미셸 

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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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고 탐스러운 석류를 그린 것이 목이 잘록하고 둥근 어항을 닮아서 언저리가 꽃처럼 나풀거린다

  어항에 아귀 가득 물을 채우고 물고기를 마음껏 그려 넣는다

 

  어항 안의 물고기 가족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왜 다른 방향으로 가는지, 엉뚱한 곳으로 가는 놈이 누구인지 지켜보는데, 새끼들이 더러는 자갈 바닥에 눕기도 하고 풀 뒤에 숨기도 하고 수면 위로 기어 나오기도 하고 훌쩍 뛰어 넘기도 한다

 

  크고 작은 물방울이 신음 소리를 낸다

  ─ 아, 너무 힘들어

 

  붉은 가죽 주머니 속에 부서진 붉은 구슬*이 물살에 흔들리고 벽에 부딪히며 곰곰히 생각해보니 비좁아도 둥글게 뭉쳐 살다보면 주머니 안의 세상도 살만 하더라, 힘들게 그려 넣은 정서보다 구슬 위에 반짝이는 맑은 눈동자가 더 귀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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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 이이가 세 살 때 조모가 보여준 석류를 보고 읊은 옛 글귀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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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_정미셸.jpeg

정미셸 ㅣ

1997년 《한맥문학》 시, 2010년 《문학과의식》 평론 등단. 시집 『새소리 맑은 아침은 하늘도 맑다』 『창문너머 또 하나의 창이 열린다』 『거리의 몽상』, 사화집 『하늘빛 붓에 찍어』가 있음. 〈가산문학상〉 수상. 현 《미주시학》 발행인 및 편집인, 재미시인협회 이사,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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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9년 0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