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사의 시선
 
공시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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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봉윤숙 

   

  

 

 

                                                        

 고개를 숙인 사람들

  

 

 

 

 

  사람들은 고개를 숙이고 발밑을 봅니다

  더 이상 위를 보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고 흔들리는 일이라는 것을

  알기라도 하는 걸까요

 

  발밑의 말,

  발밑의 일들로 번거로울 때

 

  새들의 말도 아닌

  애드벌룬의 말도 아닌 사람의 말로

  가장 낮은 말을 둥둥 띄워놓고

  한 사람, 오장육부를 떨고 있을 때

 

  다만 우리는 비밀번호를 누르고 생활을 욱여넣고

  난간에 기대어 별을 헤아리다 지치곤 합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패배한 것일까요

  고개를 숙인 일들만이 진정 우리들의 일일까요

  아무도 사람의 말을 고개 들어 살피지 않을 때

  누군가 저기 높은 곳에 올라 허망의 화폐라도 뿌린다면

  차라리 속이라도 시원할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허공의 이야기

 

  한 사람이 고공에 올라

  낮은 말들을 높이 더 높이 띄워 놓고

  내려가 온전히 자신의 중심으로 밟고 싶은,

  땅의 꿈을 꾸며 잠드는 밤

 

  한 사람의 온몸을 밟고 지나가는

  계절의 바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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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윤숙  l 

2014년 《농민신문》, 2015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꽃 앞의 계절』 『버려진 말들 사이를 걷다』, 동시집 『호라이의 탄생』이 있음. 〈신라문학대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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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호 공시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