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 저자 | 이현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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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발톱
나는 무채색이거나 어쩌면 투명의 사람
폐가에 터를 잡아도 귀신마저 눌린다는
상하차, 배달의 기수 밤낮이 닳는 그곳
내가 어디쯤인지, 어느 즈음 서 있는지
하나의 점으로만 읽히는 역마의 삶
부려둔 오늘을 싣고 길 위로 길이 난다
하루에도 수만 번 얽히고 또 부딪혀
알지도 못하는 사이 살갗을 뚫고 비친
빠져도 빠지지 않는 검붉은 핏물을 보며
늘상 오가지만 누구도 모르는 사람
감각은 무디어지니 결국 무뎌질지니
다 죽어 검은 발톱을 딛고
오늘들이 달리고 있다

이현정 l
2018년 〈중앙신인문학상〉 시조, 201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시집 『지구를 돌리며 왔다』가 있음. 〈이호우·이영도시조문학상〉 신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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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호(VOL.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