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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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함진원 

   

 

 

 

 

 뜨락

  

 

 

 

 

  어제는 커피로 살았고

  오늘은 배고픈 슬픔이 집까지 따라왔다

  오전에는 비가 쏟아져 도서관에 못 갔고

  오후는 언제 그랬냐 해가 짱짱하다

 

  호미 들고 마당에 나갔지만

  풀도 살고

  나도 살자고 단풍나무 아래서 살구는 열까 안 열까

  궁리하다 스르르 잠이 왔다

 

  옥수수는 키만 자라고

  장마와 상관없이

  백일홍은 붉어진 주머니를 열었다

  세상은 점점 힘들어지는데

  그래도 밥을 했다

 

  죽음은 홀연히 찾아들 텐데

  된장국에 수저 적시는 소리

  살아 있어서 좋은지

  고통인지 알 수 없는

  아득한 여름이 휘청거리며 땀을 흘린다

 

 

 

 

 

 

 

 

 

 

 


 

신작시_함진원.jpg

함진원  l 

1995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눈 맑은 낙타를 만났다』 『푸성귀 한 잎 집으로 가고 있다』 『인적 드문 숲길은 시작되었네』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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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호(VOL.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