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 저자 | 이정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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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의 별에게
별말이 없으시기에
하늘 복판 밤새 날아가는 세 가닥 별을 떼어다
대를 세우고 미늘을 돋우어
숫돌 같은 어둠에 문질러 버릇했습니다
작살의 탄생입니다
강이 얼어붙는 겨울엔 천정 가득 물길을 내고
본 적 없는 물고기들을 따라갔습니다
깜깜한 하늘에 온갖 기원과 위무 가득해
큰곰 작은곰 고래 사자 뱀
훔쳐도 보태도 모를 거라 생각하던 그때
엄마는 너무 깊은 곳엔 가지 말라 타일렀습니다
달 토끼 방아 찧는 절구 엎어질까 무서운 나이
날 끝에 불 먹일 줄도 모르는 미욱한 아들입니다
가닥가닥 바람을 쪼개는 거미
진흙땅을 딛는 코끼리 발처럼
세계를 한 줄에 움켜 단숨에 바닥까지 닿는 호흡
그것이라면 대낮의 태양, 아가미를 갯버들 가지에 꿰어
한 발자국에 하나씩 뼈를 태우며 돌아올 텐데
— 아이고 야야, 니 어디서 또 이런 걸
말씀하시던 엄마는 이제 말을 잊었습니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호를 그리며
밤마다 날아가던 작살에 임자가 따로 있단 걸
여적 믿지 않았습니다
별이 사라졌다, 변고라 하기 전에 사냥꾼의 허리띠
당신들의 삼태성(三台星)을 돌려놓습니다
물 바위 깊숙이 묻힌 철(鐵) 작살이
가는 모래 한 줌 흘려보낼 겁니다

이정훈 l
201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쏘가리, 호랑이』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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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호(VOL.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