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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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향란 

   

 

 

 

 입장 ⃰을 지나며

  

 

 

 

 

  그렇지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입장이 있지

 

  아무리 가깝게 지내거나

  미치도록 사랑해도

 

  문밖에 떨어진 이별을 뒤적이다 보면

  서로의 입장 차 때문에 벌어지는 풍경은

  흐르는 물처럼 소리를 내며

  아픈 노래로 번지고

 

  입장의 교차로를 몇 번씩 핑그르르 돌다보면

  길 아닌 곳에서 탱글탱글 맺힌 포도들을

  보라보라로 동그랗게 만나게 되지

 

  역지사지라는 말은 또

  얼마나 순정하게 고개를 내미는지

 

  어쩌다 옳고 그름이 팽팽한 갈림길에 서면

  세상에게 뭇매를 맞은 듯 슬픔만 벅차오르는 나는

 

  그 길 위에서 쓰러질 듯 비틀거리다가

  어떻게 하면 길 밖의 포도처럼 익어갈까를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 나 역시 시푸른 입장과 맞닥뜨리고는

  굉음을 내며 잽싸게 입장을 빠져나간다

 

 

                                             

  *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에 있는 면. 동쪽과 북쪽은 경기도 안성시에 접하고, 서쪽은 성환읍, 남쪽은 성거읍(聖居邑)· 북면(北面)에 접해 있다.

 

 

 

 

 

 

 

 

 

 

 


 

신작시_이향란.jpg

이향란  l 

2002년 시집 『안개詩』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뮤즈의 담배에 불을 붙여주었다』 등과 전자시집, 동시집 『지렁이에게 옷을 입혀줘』(한국출판문화사업진흥원 제작지원사업 선정)가 있음. 〈문학청춘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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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호(VOL.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