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 저자 | 강은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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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는 물고기
ㅡ 의미에 가 닿지 못하게 되리라. 바로 거기에 진리가 있다*
서툰 거짓말처럼 도무지 어디서 멈춰야 할지 알 수 없는 때가 있다
어제가 지나가면 또 다른 어제가 오고
약속한 날은 영영 오지 않는다
우리에게 네가 얼마나 큰 사람인지 아느냐고
그러니 무너지지 말라고
아빠의 그 말 때문에 지금껏 맘 놓고 울지 못했는데
또 다른 어제는 계속 오고 있고
언제까지요? 도대체 언제까지?
꿈을 계속 꾸면 내 꿈속에만 있는 그곳이 언젠가는 정말 여기에 올 것만 같아
나만 아는 연못에 사는
나만 아는 물고기
옆구리를 조금 다친
작은 빨간 물고기
있었다 없어지고
없었다 나타나는
오늘
어제 꾸던 꿈을 꾸고 싶은데
도무지 한 문장도 나아가지 못할 때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한
나만 아는 빨간 물고기는
무수히 밀고 들어오는 어제들과 꾸다 만 꿈 사이에서 서툰 거짓말처럼 헤엄치고 있다
* 장 뤽 낭시

강은진 l
201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달콤중독』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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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호 신작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