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023
Extra Form Output
저자 고미경 

     

 

 

 

 아무도 멈추지 않는다

       

 

 

 

     

  나는 코인 속으로 빠져들었다. 몰빵, 몰빵, 몰빵은 끊을 수 없는 단맛이었다가 모르핀이었다가 소란한 창문이 되어 살려 주세요를 외쳤다.

 

  누군가 내 발바닥을 갉작갉작 간질여준다면 참을 수 없어 헛웃음이라도 터트리고 싶었는데

 

  간신히 나였던 밤, 양팔을 활짝 열고 4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리면 어떨까를 생각했을 때 저 아래 교차로에서 등대처럼 깜박이던 불빛들.

 

  뱀을 봤어. 뱀을 봐 버렸다구! 무저갱에서 올라오는 목소리들이 말 모가지를 베듯 무삭제판으로 창문을 흔들어댄다.

 

  불면을 녹화하는 티브이에서 죽지 않는 내가 끊임없이 나를 복제한다. 금빛 코인이 쏟아지면 되살아나는 나, 나, 나는 아무도 죽지 않는 밤을 더듬거리며 히죽히죽

 

  오늘도 나의 창문에 스윗한 윙크를 날리는 빌런들이 코인 놀이를 한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신작시_고미경.png

고미경  l

1996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인질』 『칸트의 우산』 『그 여름의 서쪽 해변』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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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호 신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