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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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기성 

     

 

 

 

 불행

 

     

   

     

 

  배를 타고 낯선 섬에 도착했다. 이 섬에는 불행이 없습니다, 안내원이 말했다. 안내원의 제복에 햇빛처럼 흰 머리카락이 떨어져 있었다. 우리는 불행이 없는 섬을 산책했다. 긴 오솔길을 따라 숲으로 가고 해변을 따라 걸었다. 햇빛이 있었고 나무가 있었고 안개와 개가 있었다. 숲의 깊은 곳에 창고가 있었다. 창고는 사각형의 검은 창고였다. 초록 이끼와 민들레와 흰 거미가 있었다. 불행이 없는 섬에 모든 것이 다 있구나, 생각하며 숲을 나와 해변으로 간 사람들을 기다렸다. 창고는 잊어버리고 해변에서 온 사람들과 사진을 찍었다. 그들이 무엇을 보았는지 묻지 않았다. 오후 4시가 되자 안내원의 지시를 따라 배를 타기 위해 일렬로 서 있었다. 멀리서 다가오는 배가 보였다. 그것은 검은 창고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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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성  l

1998년 《문학과사회》 등단. 시집 『불쑥 내민 손』 『동물의 자서전』 등이 있음. 〈현대문학상〉 〈형평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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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호 신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