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 저자 | 이우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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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풀숲이나 기타 경계 모호한 곳에 꽁초처럼 톡, 던져졌지만
한때 뜨거운 꿈도 있었지
절대 바람을 탓하진 않지, 비겁하니까
그러나 땅의 거름도 못 되고
바람의 생채기만 되어
우리, 만만한 얼굴들 하나쯤 제거되어도 표시나지 않지
서로 기대고 뭉개며 존재의 의미를 주무르며
사소한 책임전가로 옹알대는 즐거운 들판
그것이 우리의 생업(生業)이지
어둠이 별의 배후라면 땅은 우리의 막후 실력자,
그래, 우리는 부드러운 폭력, 별의 배설물
의미 없는 항거의 나날들, 변두리의 공화국들,
독립이 아니라 폐기되는 소외일지도 몰라,
그래서 찬밥 신세, 하여 꿈의 실크로드를 무단으로 점령하여
자빠지고 넘어지며 무성한 생식으로
대책 없이 지평 넓혀가며 일말의 존재감 과시,
나는 없어도 우리라는 평화, 그 무모한 위안,
그렇지만 한없이 울타리가 그리운 나날들.

이우근 | 경북 포항 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2015년 『문학선』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년 1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