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 저자 | 이진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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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간만에 고향집에 전화를 했다
집집마다 카네이션이 붉게 타오르던 날이었다
잉, 둘째냐, 휴일엔 쉬제 멀라고 전화를 했냐? 거시기 전번 참엔 뭔 돈을 그렇게 많이 보내부렀냐, 요긴하게 쓰긴 썼다만서도 느그도 팍팍허끈디, 참말로 염치도 없는 부모다, 미안허다, 부모가 돼가지고 맨날 손이나 벌려쌓고……. 앞으로 니 얼굴을 어치께 볼까 모르것다 거시기 느그 아부지는 요 매칠 새 무릎에 또 지랄병이 도졌는갑다 느그가 편하게 살라믄 우덜이 안 아파야 쓰근디 뭔 넘의 목숨이 이라고 질긴지 몰것다 어디 아픈 데는 없쟈, 몸 아프믄 출세도 시(詩) 나부랭이도 다 부질 없응께 간수 잘 혀고, 에미 말 허투루 듣지 말고……. 거시기 산발한 비가 쪼께 온다만 보로시 바닥만 적실 정도다 게으른 넘 비 핑계 대고 자빠져 잠자기 딱 좋게 내린다 아이구, 전화세 많이 나온디 끊자, 할 말 없쟈?
“식사는…… 하셨어요?”
전화는 내가 넣었는데 삼십분 동안 나는 이 말 한 마디밖에 못했다

이진욱 | 전남 고흥 출생. 2012년 『시산맥』 등단. 시집 『눈물을 두고 왔다』가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년 1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