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016
Extra Form Output
저자 최춘희 

 

 

 

안개나무에 빗방울 떨어지고

 

 

 

나를 보는 너의 두 눈

나뭇가지에 슬픈 듯 걸려 있네

잠 속에서도 끈끈이처럼 엉켜

악몽처럼 매달려 있네

언제부터였을까

우리의 기묘한 동거는

서로의 내장을 파먹고

뼈를 발라 시궁창에 던졌지

바닥은 눕고 보면 참 편안해

스펀지처럼 영혼을 빨아들이지

엄마의 자궁 속으로 들어온 거 같아

위로만 향하던 더듬이

아래로 방향을 조금만 틀어 봐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지

그토록 갖고 싶던 평온이 몸을 눕히지

불안과 공포에 떨던 촛불이여 안녕

바람도 친절하게 손을 흔들고

나를 보는 너의 두 눈

그날 그 시간처럼

나뭇가지에 슬픈 듯 걸려 있네

안개나무에 빗방울 떨어지고

너는 자라지 않는 아이가 되어

기억의 나무에 검은 벌레집처럼

대롱대롱 목을 매달고

안개나무에 눈물인 듯 회한인 듯

빗방울 떨어지고

 

 

 

 

 

 

 

 

 

 

 

 

 

 

 

 

 

201607_BD_E6_B3_D7_C0_CF_C3_D6_C3_E1_C8_F1.jpg

최춘희 | 경남 마산 출생. 1990년 《현대시》 등단. 시집 『세상 어디선가 다이얼은 돌아가고』 『종이꽃』 『소리 깊은 집』 『늑대의 발톱』 『시간 여행자』가 있음. 동국대학교 문예대학원 문예창작과 석사과정 졸업.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신작시 201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