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우대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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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먼 곳에
님은 늘 먼 곳에 있었다
가수 김추자의 손짓은 언제나 먼 곳을 가리켰고
그녀의 춤은 불온한 몸짓이었다
우리는 앞니 사이로 침을 찍찍 뱉어가며
그 몸짓을 따라하다 킥킥 웃곤 하였다
바람이 불어와 황량한 소년들의 마음을 쓰다듬었지만
소년들의 심장에는 늘 핏기가 고여 있었다
월남에서 삼촌이 보내오는 c레이션 박스를 자랑하며
통조림과 껌을 들고 다녔다
삼촌이 보내오는 사진 속의 여자는 늘 다른 여자였다
탄띠와 총을 멘 삼촌 그리고 어색하게 웃고 있는 조그맣고 까만 여자들
장대비가 내리는 그 나라를 생각하다 잠들면
먼 나라 여인들 생각으로 몽정을 하며 깊은 나락에 빠져들었다
온 몸을 부르르 떨던 새벽
나도 크면 그 나라에 가겠다고 생각했다
어른들은 밤하늘을 보고 저 별이 남십자성이라했다
성스러운 별, 남십자성
엄마한테 월남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가
플라스틱 바가지로 머리가 깨지게 맞기도 하였다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니면서도 새벽녘의 꿈은 여전하였다
어쩌면 나는 나 이외에 아무 것도 사랑하지 않았나보다
이런 생각하면서
지금도 꿈의 정글에서 나 아닌 님을 찾아간다
오른발이 질퍽하게 빠진다
왼발을 든다
또다시 두 발이 잠긴다
꿈이다
아아 꿈이어야 한다
십자성이 어디서 아직 빛나고 있다고 한다

우대식 |1999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늙은 의자에 앉아 바다를 보다』 『단검』 『설산 국경』, 산문집 『죽은 시인들의 사회』 『시에 죽고 시에 살다』 등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년 10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