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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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황현민 

 

 

 

  아버지는 낚시를 가시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차려 놓은 밥과 찌개를 드시고 아들에게 전화를 하신다

 

  투명한 장독대를 타 넘으며 천연 열대어와 잉어들이 물살을 가르고 아들은 빙산 속 굴을 파다가 쓰러져 잠이 든다 뜨랑의 손가락 선인장은 저마다의 모양과 빛깔로 길을 떠나고 그 빈자리 위에는 주홍빛 얼음꽃이 열리고 대문이 사라진 마당은 누렇게 바래져 가고 목련나무 옆 대추가 태양을 끌어안으며 빨갛게 주름져 갔다

 

  아버지는 낚시를 가시고 어머니는 아들에게 전화를 하시고 이불을 털 듯 허공의 그물을 건지면 그 속에는 작은 고래와 검은 물개들이 퉁실거렸다 아들은 물속에 잠긴 생활과 세월을 걱정하고 날 버린 가방을 찾아 다시 떠나고 목단은 지고 여인네 속살처럼 모과가 미끄러지고 명자나무 가시가 불그스레 열매에게 투정을 부린다 노랗게 하얗게 소국의 나비 떼가 두둥둥 날아오르고……

 

  서둘러 빙산 속에 집을 지어야 해

 

  여차의 몽돌들이 어미 오골계를 다라락다라락 뒤따르고 박새를 닮은 조가비들이 여기저기 날아들었다 어린 감들이 지붕으로 두둑둑 떨어지고 하늘소가 산삼 열매를 동굴리며 지나가고 늙은 두더지 녀석 더덕을 또 훔쳐 달아난다 구름 하나가 백동이를 향해 커컹컹 짖었다 낮달이 동그랗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전화를 하시고 아들은 일어나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아이들, 문이 열린 아파트를 바라보며 북극에서 남쪽으로 몸을 던진다 하얀 곤지 찍어 삼백초가 머릴 다 올리고 곰취 엉겅퀴 열매는 민들레를 그리워하고 석양을 따라 감나무의 검은 뼈들이 불타는 겨울로 굽이쳐 흘러갔다

 

  “살아는 있는 거니? 살아는 있는 거지?”

 

  아버지는 낚시를 가시고 기억을 잃으신 어머니는 아들에게 전화를 하신다

 

  “밥 잘 챙겨 먹고 다녀…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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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민 | 2015년 『시인동네』로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