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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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홍 

 

내 언어들은 계절을 성큼성큼 건너가고

 

 

  그림이 좋은 달력을 벽에 걸었다

  창이 뚫렸다

 

  거기, 보랏빛 지층을 뚫고 해가 첫닭 울음처럼 터진다

  능선이 벌겋게 진달래가 건조하다

  아, 나무들이 서로의 초록을 훔치고 있다 투명 수채화가 칙칙하게 변해간다 바람은 어디다가 비와 구름을 쟁여 놓았나 천둥 번개가 초록을 마구 헝클어 놓았다

  땡볕이 고요를 환하게 펼쳐 놓는다

  텅 빈 골목을 타고 혼자 떠도는 라디오의 유행가 소리

  어디서 매미들은 쇠를 자르고 있다

 

  미루나무가 새떼처럼 파닥인다

 

  은행잎이 덜컹 내려앉는다

 

  살얼음이 물을 스쳐 가고 함박눈이 펑 펑 수직으로 내린다 눈 뭉치가 떨어지는 소리, 소나무 가지들이 부러지는 소리, 설해의 풍경에 잠시 갇힌다

 

  휘몰려가는 언어들을 놓치고 내가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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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 | 2010년 『시안』으로 등단. 시집 『나의 옥상 와이너리』가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