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 저자 | 류미야 | ||
|---|---|---|---|
엄마
밤새 큰 그림자 벽지 위로 너울댔다
졸린 눈 비벼 뜨면 알전구 불빛 아래
한 번도 당신 것이 못된
남의 옷 짓는 엄마
잰 발틀 소리가 개밥바라기 별로 뜬 밤
머루알 같은 어린 잠들
밤모롱이서 익는 동안
꽃잠과 바꾼 옷 한 채는 다순 밥이 되었다
떨치지 못한 약봉지는 희망의 주저흔(躊躇痕),
기운 쪽창 틈으로 가는 볕 찾아들 때
어머니 밭은기침은 울걱,
붉은 꽃으로 피고
꽃숭어리들 깔깔대던 여학교 졸업식 날
난생 처음 나비옷 손수 지어 입으시고
화안한 햇살 아래서
박꽃처럼 웃던 엄마

류미야 | 경남 진주 출생. 2015년 《유심》 시조 신인상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