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 저자 | 김재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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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은 비
골목은 좁았다 좁은 게 싫지는 않았지만 골목 사이 내리는 비를 보며 우리는 맥주를 나눠 마셨다. 거품이 떠올라 사람이 희미해질 때 거품은 창문을 빠져나와 유령처럼 불 꺼진 창문을 흘러 다니고, 먼 데서 한 생이 우리를 내려보는 것 같아 우린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어떤 환유가 우리를 여기 있게 했을까. 우리가 머무르는 여기가 미리 와 본 듯한 무덤 속 같은데, 지금 출발해도 늦어버린 발목 같은데. 이번 생은 혼자 듣는 우물 속 음악 같군. 빗물이 차올라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지만, 유리컵에 떠오르는 거품을 탓할 수는 없지만, 귀를 잃은 새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들으려 빗소리 창문을 두드린다. 여기 있어요 처음부터 누구나 대답할 수 있다면 이번 생은 빗소리로 가득 찰 텐데… 잠든 사람의 눈동자에 비를 그려준다. 월요일 비가 오고 골목을 지나 이층까지 거품은 차오르는데, 없는 발목을 찾아 일어나야 하는데, 비가 오는 날 목소리는 왜 이리 느려지는지. 이생의 풍경이 흐려 여기도 섬이어서 창문은 체온을 잃는다.

김재근 시인
김재근 | 2010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 시집 『무중력 화요일』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