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 저자 | 이준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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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켜지는 불빛
한 바구니 고구마 캐어
저녁에 머리에 이고 오는 사람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의 눈에
고구마보다 더 붉게 타는 저녁놀
그의 발소리에 놀라 개구리가 풀짝 뛴다
그는 개구리가 갈 수 있게 길을 비켜준다
그는 들길에 떨어진
아이처럼 뒤통수가 툭 튀어나온
알밤을 주워 바구니에 담는다
아이 머리에 꽂아줄
쑥부쟁이꽃도 꺾어 담는다
그가 돌아오는 기척을 알았을까
그가 기르는 개가 머언 마을에서 짖는다
고구마빛
불빛이 켜진다

이준관 | 1949년 전북 정읍 출생.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시, 1974년 《심상》에 시 등단. 시집 『가을 떡갈나무 숲』 『열 손가락에 달을 달고』 『부엌의 불빛』 『천국의 계단』, 동시집 『씀바귀꽃』 『우리나라 아이들이 좋아서』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가 있음. 〈김달진문학상〉 〈영랑시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수상.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6.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