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 저자 | 이원석 | ||
|---|---|---|---|
하나요
네가 결부됐다고 내 삶을 파낼 수는 없어서
하나하나 길에 하나하나 다시 하나하나
나는 슬픔을 결심하지 못하고
넌 남들보다
날 오래 믿어주었지만
나의 밑은 내게로 빠져있어서
내가 정말 필요할 때 난
날 구하지 못해
그게 나의 잘못인 것은 분명하지만
난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거야
하나하나 길에서 하나요 사랑?
얼마나 반대에요?
하지만 오래 생각해요
하지만
이게 사랑이라면
마음이 찢어질 거예요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파요
오 사랑이군요
내 사랑은
아주 흔한 물건처럼 취급해요
저만치에 쌓아두고 가끔
가보세요
돌려받지 않을
사랑을 원합니다
나 그대에게 할 말이 있습니다
썩어 문드러질 만큼 모아둔
마음이 여기에
왜 사람들은
사랑마저도 자신을 위해 멋대로 쓰나요
아무리 간절히 노력해도 얻을 수 없는 것이 있고
아무리 손을 내밀어도 닿지 않는 것이 있고
아무리 꼭 쥐고 있어도 놓치고 마는 것이 있다
그걸 견디는 사람이 있고
못 견디는 사람이 있다면
견디는 사람이 물러서는 게 맞다
하나하나 길에서 슬퍼하나요?
당신이 날 사랑하는 게 싫어
내가 당신을 사랑하니까

이원석 l
202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등단. 시집 『엔딩과 랜딩』 『밤의 공항』이 있음.
—
2026년 7월호(VOL.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