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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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현서 

 

 

 

   

 백운호수 1

  

                                   김현서

 

  

 

 

  아침 햇살이 호수 위에 이불처럼 깔려 있어요

 

  이불을 들추면 아픈 엄마가 누워 있을까요?

 

  너무나 조용해서 숨은 쉬고 있나

 

  코끝에 가만히 손대보면

 

  엄마는 휴-우- 물안개 같은 입김을 뿜어낼지 몰라요

 

 

 

 

 

 

Image by Gerd Altmann from Pixabay2.jpg

ⓒGerd Altmann,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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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운호수는 경기도 의왕에 있는 호수입니다. 가끔 엄마와 가던 곳이지요. 우린 호숫가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함께 걸었지요. 나는 오래 걷고 싶었지만 엄마는 기운이 없어서 잠깐 걷다가 쉬어야 했어요. 엄마의 손을 잡고 걸으면 참 따듯했어요. 엄마의 손목은 너무나 가느다래서 내 손가락이 겹칠 정도였지만요. 엄마는 내 손을 단 한 번도 뿌리친 적이 없었어요.

   그 후 엄마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지요. 중환자실로 옮겨진 엄마의 모습은 딴 사람 같았어요. 엄마는 뼈가 앙상해져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무슨 말인가 하려는 것 같았어요. 엄마가 없으면 난 어떻게 될까 그런 우울한 생각이 들면 머리를 흔들어 나쁜 생각을 떼어냈어요. 나는 엄마가 다시 회복될 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지만 끝내 일어나지 못했어요.

   엄마가 내 곁을 떠난 지 3년이 지났지만 엄마와 함께 갔던 장소, 엄마가 남긴 물건에서는 아직도 엄마 냄새가 나요. 호숫가에서 엄마의 발자취를 찾아요. 엄마가 좋아하던 들꽃 한 송이 들고 인사해요. “엄마 잘 있었어? 나, 왔어.” 엄마는 대답이 없어요. 내 말이 들리지 않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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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서 ​ l

1996년 《현대시사상》 시, 200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집 『코르셋을 입은 거울』 『나는 커서』, 동시집 『수탉 몬다의 여행』 『짜! 짜! 짜!』, 청소년시집 『탐정동아리 사건일지』 『숨겨 둔 말』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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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호(vol.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