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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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병국 

   

 

 

 

 암막

  

 

 

 

   

  암막 커튼 아래로

  고양이 발자국 같은 빛멍울

  고여 있습니다.

 

  가만히 웅크리고 앉아

  바라보다

  몸을 누입니다.

 

  그루밍하듯

  단장합니다, 누워 버둥댑니다.

 

  다정을 사랑으로 착각하는 일이 잦습니다.

 

  자꾸만

  다른 것이 되라 합니다.

  잘 벼린 발톱을

  거두어 짙은 망각을

  껴안으라 합니다.

 

  커튼을 쥐고 흔듭니다.

  톡

  톡

  멍울이 번져 얼룩이 집니다.

 

  충혈된 기분에

  가시가 돋고

  아침이 쌓입니다.

 

  나가려 한다면 나갈 수 있습니까.

  묻지 못한 분골처럼

  떠날 수 없습니까.

 

  몸을 일으킬 수는 있습니까.

 

  커튼을 쥔 손 위로

  줄지어진 어둠을

  얹습니다.

 

  빛을 걷어냅니다.

 

 

 

 

 

 

 

 

 

 

 


 

신작시_이병국.jpg

이병국  l 

2013년 《동아일보》 시, 2017년 〈중앙신인문학상〉 평론 등단. 시집 『이곳의 안녕』 『내일은 어디쯤인가요』 『빛그늘』, 평론집 『포기하지 않는 마음』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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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호(VOL.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