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 저자 | 양현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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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이동
밤 열두 시다 두 시를 넘어야 나는 비로소
나에게로 옮겨지는데
머리 반대쪽으로 내려가는 아득한 초자아
빛이 없는 물 위에 닿아야 안개가 풀어놓은 프로이트를 이해할 수 있다
계단을 밟고 끝까지 올라간 정점에서
편백나무 베개를 먹고 자란 반성이 말을 걸었다
몸의 피톤치드는 지우개야 상처 많은 시공간(時空間)은 지워줄게
깊이 잠들게 놓아줄게
누구에게도 등을 보이지 않는
자본주의가 쏟아낸 말이 더부룩해
무의식을 부화하는 그 시각 하루를 되새김질하느라
무거운 귓바퀴는 회전 중이다
매번 준비하고 떠나는 여행은 없다
미처 들지 못한 젖은 불면이 있을 뿐
네 꿈엔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

양현주 ■
2014년 《시산맥》 등단. 시집 『구름왕조실록』이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1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