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 저자 | 강건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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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표정 없는 얼굴로 창백한 얼굴로 상투적인 아름다움으로 눈이 떨어지는 동안 이제는 지겹다는 듯 사람들은 가까운 곳을 응시하였다 꽃 필 무렵인데 며칠 동안 날이 흐렸다 재미와 감동을 주지 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스태프들은 태업 중* 노랑고양이는 쇼펜하우어의 표정으로 고뇌의 포즈로 벽돌 속에서 안식이 아닌 그저 멈춤의 상태로 지냈다 많지 않은 나이지만 이제 다 늙어버린 노랑고양이 며칠 동안 벽돌 틈 사이에서 꼼짝 않고 시력을 잃은 지휘자처럼 눈을 감고 예민하게 수염을 움직거리거나 타다 남은 양초처럼 잘린 꼬리를 곧추세웠다 눈은 떨어지는 대로 다 시들어버려 감동 없는 세상을 적실 뿐 흐린 글씨로 사연을 보낸다 불안은 꽃을 병들게 한다고 노랑고양이를 위한 신청곡 브람스 교향곡 4번 2악장
*영화 ‘트루먼 쇼’의 내용을 떠올려 봄

강건늘 ■
2016년 《시인동네》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08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