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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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윤천 

등대 아래 백년같이는

 

 

 

  제목을 정하는 데만 일생이 걸리는

  시가 있다

 

  심실만을 켜놓은 채로

  수직을 서는 새들의 집

  지붕같이는

 

  <천 년 전의 유골에게로 마지(馬池)라는 이름을 들인 은유의 가수* 한 사람도 옛 산동교 위에서 노랠 부르며 있었다 흔적으로 남은 두개골과 함께 드러난 열 줄 슬(瑟)의 기다림에 대하여 이만 사천 번의 둥근 희원(希願)이 부풀었다가 물러났던 동안이라고 외웠다 가수의 용언(用言)인들 등대같이는>

 

  우리들도 어디에선가 한 번씩의

  등대같이는

 

  백년 아래 등대로

  고쳐서 불러볼까 생각하여 보았을 수도

  그러나 이 간명한 수리(數理)의 쪽으로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휘파람새 한 마리가

  남아 있었을 것 같기는  

 

  선율 속의 마지 같았을지 모르는

  한 사람의 쪽으로 바라보기에

  마땅한 자리였을지 모르는

 

  백년 아래 등대보다는

  등대 아래 백년같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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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중. 光州의 산동교 인근에서 발굴된 유적의 이야기로 “옛 산동교 위에서 마지를 기다리다”라는 노래를 지어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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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천 ​​■

1990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당선, 《실천문학》 등단. 시집 『생각만 들어도 따숩던 마을의 이름』 『흰 길이 떠올랐다』 『탱자꽃에 비기어 대답하리』 『구석』 『발해로 가는 저녁』 등, 시화집 『십만 년의 사랑』이 있음. 〈은행나무문학상〉 〈지리산 문학상〉 등 수상. 광주전남 작가회의 이사, 《시와사람》 편집주간 역임, 현재 예술카페 <첫눈> 경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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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0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