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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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송영희 

피부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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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파를 다듬으며

허물이 된 그의 한 겹 생을 벗겨낸다

어둠 스민 눈보라에도

감싸주던 내밀한 비닐 막

감춰둔 살빛이 푸르고 맑다

 

오늘 먹거리로 만지는 이 대파뿐일까

자주목련 한 뿌리의 꽃잎도

저녁놀로 날아가는 백로 한 쌍의 날갯짓도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가진 이름들은

바로 이 물빛 투명한 표피 때문인 것을

 

사무침으로 지나온

끈적이는 눈물과 혈액

안으로 수많은 별들을 품고 있는

밤하늘의 앞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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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한 삶의 부름으로 어찌 이리

문밖 한데서 견디어 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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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날, 삼백 날도 더 전에

기꺼이 한 호흡의

푸른 문을 만들어 주던

 

그 씨앗의 하얀 심금(心琴)을 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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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희 ■

1968년 《여원》 등단. 시집 『우리는 점점 모르는 사이가 되어 가고』 『마당에서 울다』 『나무들의 방언』 『불꽃 속의 바늘』 『그대 요나에게』 등이 있음. 〈시문학 우수작품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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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0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