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 저자 | 이명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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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수도원
잠깐 봄이 왔다 갔다
온 봄내 코를 막고 입을 막고,
기가 막혔다
거리 두기,
좌우로 팔 벌려
여기까지가 허락된 내 공간이다
사람들이 정지된 그림이다
“슬픔”은 번역되지 않는다
봉쇄,
봉쇄수도원에 나를 봉쇄시켰다
나는 7번 방에 유폐되었다
내게 외로울 권리가 생겼다
방망이를 깎는 노인처럼
“묵언”이라 써 붙인 말을 깎는다
등 굽은 수사가 내 방문을 연다
봉쇄를 풀어주었다
마침내
너와 나의 거리가 지워졌다
나는
아무도 모르는 사람이 되었다

이명수 ■
1975년 《심상》 등단. 시집 『공한지』 『울기 좋은 곳을 안다』 『카뮈에게』 등이 있음.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06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