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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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완호 

안녕, 가세요?

 

 

 

안녕하세요? 술 취한 새벽

택시 뒷자리에 앉으며 그렇게

말했던 것 같은데

 

또 뭐라고, 몇 마디 주고받았던 것도 같은데

졸다,

졸다,

 

정신 차리고 나니

생판 모르는 동네

 

안녕입니다. 네?

안녕, 다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와

안녕 가세요, 는

얼마나 멀고 다른 건지

 

안녕 갔다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나는

조금도 안녕하지 못해

 

미터기의 숫자가 곱빼기로 쌓이는 동안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몇 번씩 속으로 되새김질하며

 

언제 또 가볼지 모르는

안녕동​* 낯 모르는

누군가의 안부를

자꾸 물어볼수록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엔 야릇한 즐거움이 첫눈 내리듯 쌓여가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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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화성시 안녕동(安寧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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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_박완호.jpeg

박완호​ ■

1991년 《동서문학》 등단. 시집 『내 안의 흔들림』 『염소의 허기가 세상을 흔든다』 『아내의 문신』 『물의 낯에 지문을 새기다』 『너무 많은 당신』 『기억을 만난 적 있나요?』 등이 있음. <김춘수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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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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