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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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혜영 

     

 

 

 

 

 과천 동물원을 나설 때        

       

  

  

  

   

사슴 한 마리가 나타났다

사슴사슴 입속으로 발음해본다 사슴의 위가 텅텅 비어서 나는 소리, 사슴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여기는 내가 있던 곳이 아닌 것 같고 꿈이거나 끊어진 기억이거나 빗나간 약속이거나

 

내가 보는 것이 나를 보고 있다

 

사슴이 나를 못 본 채

횡단보도를 건너오는 장면, 내 망막이 닳고 어둠으로 덮여도 환하게 살아서 너는 나를 모르고 나를 지나간다 회전문을 밀고 사라지는 뒷모습처럼

 

 

 

 

 

 

    

 

 

 

 

 


 

신작시_정혜영.png

정혜영  l

2006년 《서정시학》 등단. 시집 『이혼을 결심하는 저녁에는』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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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호 신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