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 저자 | 고주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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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
옷을 벗고 누우려는데 목소리가 들려왔어
우린 몸을 섞은 적도 없는데 어쩜 이리 잘 맞을까
지는 게임에 익숙한 사람들의 날씨와 온도
나는 떠도는 말들에 민감해
섹시한 연주자가 비를 맞으며 연주할 때
베이시스트가 이로 기타 줄을 물어뜯을 때
한쪽 어깨를 드러내고 싶네
하얗고 보드라운 맨살을 내어주고 손가락을 얻는다면
무대 위 마이크는 흔적 없이 타오르겠지
연신 땀을 튕기는 일렉 기타의 황홀한 잔 근육
질주하는 동안 몸은 던져지고 고민은 사라지지
문장은 꼭 이불을 덮어썼을 때만 타오르지 불을 끄고
기타를 내리칠 때 폭발하는 스피커
구겨진 셔츠처럼 나는 한바탕 헝클어지네
뒤척이는 한 사람, 계속 뒤척이네
검은 소용돌이 속으로 사라지는 베이스, 신시사이저
수명이 다한 창밖의 조명들
떠나는 기타를 붙잡진 않아, 이제 남은 건 독주
미친 드럼스틱처럼 밤을 두드리며
어두워지는 보석 가게처럼 나는 문을 닫네
단지 낡아가는 닳아가는
침대 위에서
* 영국 가수 Sting.

고주희 ㅣ
2015년 《시와표현》 등단.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8년 1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