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018
Extra Form Output
저자 전동균 
  사랑 혹은 흑암



   뿔이 달린 새
   물 밑바닥에서 헤엄치는 물
 
   막 부풀어 오르는 열매
   최초의 빛을 발견한 눈, 순간
   놀라 파닥이는
   초록 물고기
 
   별을 낳는 별, 내 숨이 흘러가는 모든 시간 모든 곳에
   제 살을 찢으며 활짝 솟아오르는
   가시연꽃
   붉은 잎
 
   내게서 달아나듯 오고 있는 너는
   아이의, 무당의,
   멀어지는 수평선의 목소리로 말하는 너는
 
   춤추는 흙
   아무 것도 비치지 않는 거울
   머리가 서른 셋, 날개 돋친 뱀
 
   네 입술로 나를 불태워다오*
   오 쏟아지는 용암, 퍼붓는 재의 협곡에 파묻어다오
   네 발소리에 다시 깨어나게 해다오
 
   너를 몰라보게 해다오
   
   * 네루다의 시 「100편의 사랑 소네트 1」에서 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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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균 ㅣ
경북 경주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1986년 《소설문학》 신인상 시 등단. 시집 『우리처럼 낯선』 『거룩한 허기』 『함허동천에서 서성이다』 『오래 비어있는 길』이 있음. 〈백석문학상〉 등 수상.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8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