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018
Extra Form Output
저자 장혜령 
  사크라멘토



   우르스의 강¹,
   화려한 깃털을 가진 새가 날아오르고
   과라니어²로 말하는 사람들이 살던
 
   콜로니아 델 사크라멘토³
 
   파로의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면, 누구든
   거대한 박물관에 관해 떠올리게 된다
 
   아르마딜로의 등과
   파란 나비가 박제된
 
   거리를 걸으면,
   정지된 자동차를 뚫고 나무가 자라고
   총포 속에는 새들이 머물지
 
   집 앞에 놓인 커다란 꽃무더기에
   바람이 잠시 멈추기도 해
 
   사크라멘토,
   우루과이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의 이름
   노예의 등에 남긴 화인(火印)
   그리고, 물로 이마를 씻어주는 일
 
   누군가 우리의 이름을 부른다면,
   kyklos³
   나선형의 꽃줄기를 지녔던 기원에 관해
   나란히 앉아 답하게 될까
 
   밤새 온 비에, 수국이
   물 위를 떠다니고 있다
 
   꽃잎에서 흘러나온 푸른빛이
   바다를 내내 물들이도록

 

    ¹: 과라니어(우루과이 원주민의 언어)로 우루과이를 뜻한다.
    ²: 17세기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지배를 번갈아 받았던 우루과이의 식민도시.
    ³: 영어 ‘원형circle’과 ‘순환cycle’의 라틴어원.

           



 

 

 

 

 

 

 

 

image_523961561528135030938.jpeg

장혜령 ㅣ
2017년 《문학동네》 등단. 『사랑에 관한 이미지들(가제)』 『진주』 출간 준비 중.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연출 전공) 졸업.
팟캐스트 <네시이십분 라디오>를 제작했고, EBS 지식채널 e에서 대본을 쓰고 있음.  


월간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18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