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 저자 | 고정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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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思悼), 밀봉된 시간을 뜯다
죽은 달빛 곡비로 와 눈물을 치댔다.
사도 두 글자로 어깨를 치던 날 천붕(天崩)의 무게에 눌려 눈을 감지 못하고 엇박자로 부풀다 내려앉은 소리는 비린내 젖은 손끝으로 요령을 흔들다가
굽은 몸 바르게 펼 날 눈빛으로 알려줬다.
꼬여 보인 하늘길이 낯선 죽음을 가두었다.
더 깊은 어둠으로 휘어지고 싶을 때마다 꽃살문 더듬던 숨이 생채기를 만들었고 거듭 댄 혼절 중에도 길 없는 길 건너와 하얗게 탄 울음을 소슬하게 말려주며
완강한 살(殺)의 기억을 실성한 듯 토했다.
어둠 섞은 갈증과 허기 싸늘한 경계에서
버티던 밤 등에 업고 술 한 잔 받은 사내
불면에 밀봉된 시간
푸른 입술로 뜯고 있다.

고정선 l
1986년 《아동문예》 동시, 1993년 《시세계》 시, 2017년 《좋은시조》 시조 신인상 당선. 시조집 『눈물이 꽃잎입니다』『노을 든 몸 아득하다』, 시집 『비는 산을 울리고』, 동시조집 『개구리 단톡방』, 동시집 『먹장구름 심술보』 등이 있음. 〈목포문학상〉 〈무등시조 작품상〉 등 수상.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창작지원(2019, 2024) · 서울문화재단 창작활성화지원(2022) · 아르코 문학창작산실 발표지원(2024) 작가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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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호 신작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