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 저자 | 한이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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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 발자국
뒤따라가 보면 보인다
초여름 같은 남자 라울 뒤피의
색채 발자국
파란색 지붕에 벽돌색 항구 보라색 하늘의 평화
파도 위에서 춤추는 화물선과 돛의 즐거움
뾰족하게 솟은 파도의 고뇌
황금빛 모래의 기쁨
잔물결에 아로새겨진 조개껍데기의 미소
창문의 음악을 꺼내 수채화를 그린다
의자, 커튼, 스카프, 원피스에도
생이 반짝이며 웃고 있다
테라로사 창가에 앉으니
퍼붓는 빗소리
절정으로 치닫는 크레셴도 울음소리
창문은 현실과 비현실로 나뉜다
나의 지금 여기는
차츰 비의 발자국도 잦아들어 디크레셴도 붓놀림이다

한이나 l
1994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물빛 식탁』 『플로리안 카페에서 쓴 편지』 『유리 자화상』 『첩첩단풍 속』 『능엄경 밖으로 사흘 가출』 등이 있음. 〈대한민국시인상 대상〉 〈한국시문학상〉 〈영축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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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호 신작시
